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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못에 새우를 넣다

최악의 독재자 김정은와 굶어죽어가는 북조선의 인민들...

by 貧者一燈 2023. 2. 23.

 

 

 

 

자립 강요하는 北…"거름이 쌀" 배고픈 주민은 인분도 훔친다

입력 2023.02.22 

 

 

북한 김정은 정권이 곳곳에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의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연일 주민들에게 ‘자립’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22일엔 사실상 유일한 식량난 해소책으로 꼽히는 해외원조를 ‘독약 발린 사탕’에 비유하며 국경을 더 강하게 봉쇄할 뜻을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석상에 앉은 김 위원장 뒤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경제적 자립은 자주적인 국가 건설의 물질적 담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원조는 하나를 주고 열, 백을 빼앗아가기 위한 약탈과 예속의 올가미이며 세계 지배 전략 실현을 위한 도구”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은 원조를 미끼로 다른 나라들의 경제 명맥과 이권을 틀어쥐고 경제 발전을 억제하며 예속시키고 있다”며 “원조를 구실로 정치체제의 변경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적 차원의 해외원조가 김정은 정권의 체제붕괴를 노린 전략이란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독약 발린 사탕을 받아먹는 방법으로 경제를 추켜세워보려고 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으면 남에게 머리를 숙이게 되고 무릎을 꿇게 된다”고 했다.

 

2021년 10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해 벼 낟알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북한에는 심각한 수해가 발생해 경제 제재 등으로 비롯된 식량난이 가중됐다. 연합뉴스

신문은 이어 “자주적 발전을 이룩하자면 수많은 어려운 고비들을 이겨내야 한다”며 경제 자립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군사적 공갈과 고강도 압박을 견제하며 국력을 끊임없이 상승시켜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체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며 마련한 자립적 민족경제의 든든한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고통’을 강요하기도 했다.

북한은 코로나 확산 이후 지난 3년간 국제기구의 원조를 대부분 거부해왔다. 다만 중국 해관(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식량이 지난해 13만 383t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기구 대신 우방국인 중국의 지원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북한은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급격히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을 위한 화학비료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451만t에 그쳤다. 2021년에 비해 3.8% 감소한 수치다.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화학비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은 자력갱생을 강조한 이날 노동신문에서도 드러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거름 한 줌이 쌀 한 줌"이라면서 '지력 개선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거름 생산에 나선 함경남도농촌경리위원회 조양농장의 초급일꾼과 농업 근로자들. 뉴스1

노동신문은 이날 함경남도 조양농장의 근로자들이 손에 거름을 든 사진을 게재하며 “거름 한 줌이 쌀 한 줌”이라고 적었다. 비료로 쓸 수 있는 거름을 증산해야 한다는 지시에 가깝다.

북한은 지난달 17~1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농업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14.7% 늘렸는데, 북한이 주력하는 분야가 바로 퇴비 증산이다. 실제 최고인민회의 직전 북한 매체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 늘어선 ‘비료 트럭’의 행렬이 대대적으로 실리기도 했다.

김정은 정권은 화학비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정치적 평가에 퇴비 할당량의 달성 여부를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은 퇴비의 주원료인 인분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인분을 사고파는 것은 물론 다른 기관의 퇴비창고를 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7일 "전당, 전국, 전민이 총동원되어 농업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데 대한 당의 뜻을 받들고 함경북도, 함경남도의 청년동맹조직들에서 대중운동을 활기 있게 전개하며 농촌을 힘있게 지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북한의 식량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의 지방 교화소(한국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생존을 위해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북한 내 3곳의 지방 교화소에서 수감자 700여 명이 아사 혹은 병사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교화소에 배급할 식량마저 부족해졌고, 그 마저도 북한 관리들이 착복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감소했고, 북한 당국에서 식량 공급과 유통을 하는 정책을 바꾸는 동향이 나타나 유통 문제가 발생했다”며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사자가 속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만 “개성 등 대도시에서도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선 “일부 지역에 최근 (아사자가)발생한 점만 밝히겠다”며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의 구체적 지역에 대해선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