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확하게 1987년 여름에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가 소련이라 공산권 국가라서
구할 수 있는 원서도 거의 없고 문법책도 드물고 -3~5권 정도 있다-
"러시아어-한국어 사전"마저 없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학과는 고려대와 한국외국어대학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는
중어중문학과에 "중한사전"마져 없었던 시절입니다
하여튼 이념에 오염된 저는 프랑스어에 이어서
러시아를 학습하게 됩니다
마침 독일어를 알고 있어서 러시아어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어도 독일어처럼
"울고 들어가서 웃고 나오는 언어"입니다
그 만큼 러시아어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는 쉽습니다
특히 일본은 러시아 책이 나오자 마자 "한달만에"
번역하여 책으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 만큼 러시아어는 문법이 쉽고 고생한 보람이 있는 외국어입니다
먼저 러시아어는 라틴어와 산스크리트어처럼 관사(冠詞)가 없습니다
성(姓)은 남성 중성 여성이고 격(格)은 6격까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척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문법은 매우 복잡하지만
일단 모두 다 암기하고 나면 독일어처럼 예외가 거의 없어서
문장을 독해하고 번역하는데 편리합니다
러시아문자는 키릴문자라고 하는데
성직자인 키릴 형제가 그리스어 문자를 모방하여 만든 글자이며
매우 매우 아름다운 문자(文字)입니다
러시아어 발음은 조금 어렵지만 문자대로 발음하면 됩니다
다만 저는 그 당시에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를 알고 있어서
러시아어를 공부하는데 -특히 독일어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3가지 언어를 하면 그 다음의 언어는 배우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일은
1987년 여름에 러시아어-한국어 사전이 출판되어 나와서
더이상 러시아어-영어사전이 필요없게 된 것입니다
그 "러시아어 사주간"을 끝낸 뒤에도
여러 가지 한국어로 된 러시아어 문법책을 많이 보았습니다
독해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어를 거의 3개월만에 터득하여
소련의 신문 "프라우다"도 독해하고, 기타 러시아 원서도
독해가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특히 영국인과 미국인- 외국어를 공부한다면
영어를 생각하고 긴 시간 공부해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영어가 제일 어려운 외국어입니다
다른 언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고대 인도언어인 산스크리트어가 제일 난해할 뿐입니다
프랑스어를 알면 라틴어도 쉽습니다
끝으로 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고전음악에서 어떤 세계적 A급인 소련 지휘자가 가장 감명받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 분이
"일본인이 자기를 사랑하고 존경해서 혼자서 독학으로 러시아어를 배워서
자기한테 러시아어로 편지를 보낸 일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만큼 러시아어는 쉽습니다
저는 러시아어를 학습하고 알고 있다는 것에 후회는 결코 없습니다
다만 러시아어로 된 수학 원서를 구할 수가 없어서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러시아 수학은 고전음악이나 발레처럼 "크림중에 크림"입니다
일본의 세계적 수학자도 러시아 수학을 일본어로 번역하는데 참가할 정도입니다
즉 일본의 수학자들이 러시아어를 알고 있고 러시아 수학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러시아에서 온 원서(原書)의 겉모습(봉투)입니다
러시아는 음악, 소설, 발레뿐만 아니라 회화도 무척 수준이 높습니다
아직도 러시아는 소련같은 잠재력이 있는 국가입니다
저는 러시아어(소련어)를 평생동안 사랑하며 원서를 볼 것입니다
매우 높고 아름다운 탑을 세우고 멍멍이처럼 후각이 매우 발전한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는 평생 녹지 않는 얼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