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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의식에서 출발한 자이나교의 출가 수행자의 모든 생활은, 문헌에서 바탕을 둔 연구, 그렇지 않으면, 현장 조사(field survey)에 바탕을 두고 연구할 때에 중요한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서 그 전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지금부터는 자이나교에서 백의파에 속한 출가 수행자의 생활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한 특별적 요소로 여겨지는 「불살생의 실천」, 「가질 수 있는 물품」, 「금욕」 그리고 「유랑」에 대하여, 각각 간결하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3 불살생의 실천
자이나교에서 출가 수행자의 생활은 불살생(不殺生)을 철저히 지킨다는 요소를 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불살생은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 종교적 실천에 있어서 5개의 맹세에서 첫 번째를 차지하고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입니다. 또한 출가한 사람은 이 불살생의 맹세를 보다 이상(理想)에 가까운 형태로 실천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불살생의 실천은 하루 하루 모든 생활면에서 「살아있는 것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처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루하루 생활하는데 있어서 활동원리의 거의 모든 것은, 이 불살생의 실천에 지배받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이나교의 채식주의(菜食主義)라는 것은 불살생의 실천을 식생활(食生活)의 관점에서 받아들인 한 측면이다 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식생활에 관련된 일은 나중에 이야기하고, 이 밖에 널리 알려진 특징으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4 출가수행자가 가질 수 있는 물건
출가 수행자는 5가지 맹세중에서 그 하나인 「불소유(不所有)」, 즉 물건에 대한 집착을 품지 않는다, 말하자면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실천하려면,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이것에 관해서도, 백의파와 공의파가 인정하는 소유물에 차이가 난다. 백의파에 속하는 출가 수행자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신체를 덮을 수 있는 흰 헝겊, 탁발을 할 때 필요한 몇가지 용기(사진7), 그리고 먼지털이게라고 부르는 일종의 하얀 빗자루 , 입을 막는 헝겊, 가늘고 긴 막대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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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물건 중에서 입을 막는 헝겊은 마스크와 비슷한 장비로 항상 입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 손수건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만 입에 대는 출가 수행자도 있다. 이것은 불살생 실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공중에 날아 다니는 작은 생물를 부주의하게 삼켜서 상처입히고 마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고 한다. 또한 먼지털이게는 앉을 때에 좌석을 재빨리 쓰는 데 사용하며, 부주의하게 작은 생물을 밟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장비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원래부터 불살생의 실천을 한다는 상징의 표현으로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가진 물건은 사용할 적에 생물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자세히 검사한 뒤에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5 유랑
백의파의 출가 수행자는 사원 등과 같은 특정 장소에 머무는 일이 없다. 그들은 출가한 뒤에 비가 오는 4개월을 제외하면 언제나 편력 유랑의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기인 4개월 동안은 대개 걸어 다니는 일이 어렵고, 길에는 생명이 넘쳐나는 시기이므로, 뜻하지 않게 그 생명에 상처를 입히는 가능성이 극히 높기 때문에 이동에 적당하지 않다. 편력유랑의 행위는 비하라라고 부르며,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걸어서 돌아다닌다」, 「방랑한다」는 뜻이다(*8). 방랑할 때는 탈 수 있는 것에도 타지 않고, 기본적으로 걸어서 (대체로 맨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한다(사진8). 이것도 불살생 실천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요컨대 탈 수 있는 것에 타는 일이 부주의하게 생물을 상처입힐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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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와서도 백의파에 속하는 출가 수행자들은 서부 인도를 중심으로 엄청나게 넓은 범위를 걸어서 이동하지만, 그들이 아무른 목적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그들은 이동하는 장소와 이동하는 목적을 미리 알고있고, 무척이나 상세하게 사전 계획을 짠다고 한다. 그리고 이동 중에는 재가신자들 몇 명이 그들을 도우는 역할을 하면서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다. 하루 중에서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에 두 번, 즉 낮 동안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해서 이동하고, 대략 20km, 많을 때는 25km 정도를 매일 이동한다. 다만 병이나 나이가 들어 힘이 없어서 걸어서 이동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을 특별히 허가하는 일도 있다.
유랑은 오늘날에 와서 한 명이 하는 일은 거의 없고, 남성 출가수행자와 여성 출가수행자를 합쳐서 몇 사람부터 수십 명 단위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도중에 자이나교 사원에서 마련하여 수행자가 머물 수 있는 장소에 숙박하는 경우도 있고, 사원이 없을 법한 장소에는, 초등학교처럼 밤 동안 사용하지 않는 약간의 공간을 차지하는 시설을 하룻밤 빌리는 일도 있다 (사진9).
사진8 – 맨발로 걸어서 유랑하는 출가수행자 (구쟈라토주)
사진9 – 초등학교 교실을 잠자리로 삼아서 유랑 중에 있는 출가 수행자 (구쟈라토주)
6 금욕
이성에 대한 집착은 수행에 있어서 집중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이다 라고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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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출가 수행자는 출가한 뒤에는 완전히 금욕주의를 평생토록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성에 대한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금욕은 단지 독신으로 계속 머물면서, 이성과 성적인 접촉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을 보낼 때도 이성과 물리적으로 서로 접촉하는 것을 철저하게 피하는 의도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물건을 줄 적에 받아야 하는 물건을 통해서 이성간에 접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남성 출가수행자 혹은 여성 출가 수행자가 이성에게 물건을 줄 적에는, 한번 땅에 놓아서 받던가, 아니면 물건을 던져서 받도록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재가신자가 이성의 출가수행자에게 물건을 건낼 경우에도 같은 방법을 취한다. 그 밖에도, 불필요하게 이성에게 접근한다든지, 이성과 대화하는 일이 없도록 엄하게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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