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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Jainismus)

자이나교란 무엇인가 - 번역(10)

by 貧者一燈 2024. 1. 7.

 

 

 

7 재가신자의 음식

 

재가신자는 출가 수행자와 다른 스타일의 식생활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음식 재료를 조리하는 일을 허락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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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신자가 조리하는 것은 작은 서계의 준수에 따라서 허락한 것이다. 작은 서계의 준수라는 것은 부분적으로 서계를 지키는 일을 의미하며, 불살생(不殺生)에 입각하여, 일부 생명체를 해치는 것을 회피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살생이 불가피한 일부 생명체가 앞에서 말한 부동의생명체인 것이다. 식물을 조리하여 먹는 일은 일종의 살생에 해당하지만, 보다 고차원의 생명체를 해치는 것 보다 더 나은 까닭이다(*13). 출가 수행자의 식생활은 탁발 행위로 크게 특징지울 수 있지만, 식물을 조리하고, 그것을 먹는 자이나교 재가신자의 식생활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바의 채식주의 그것과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에서 소개하는 바대로, 자이나교가 가장 중요시하는 불살생의 철저함으로부터 이끌어 낸 독특한 원리에 따라서, 재가신자의 식생활도 또한 그 밖의 채식주의와 차이가 나는 양상을 보인다.

 

1 거기에서부터 생명체가 발생하는가

 

소극적인 형태라도, 채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식주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이나교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 이외에도 실제로 다양한 음식에 관한 규정이 존재한다. 이런 국면에서 빈번히 이야기하는 바가 거기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 또는 거기에서부터 생명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고, 그것이 자이나교의 음식 스타일을 독특하게 하는 배경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굴전[堀田 2011 : 176~179]이 밝혔듯이, 재가 신자의 근본적 미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음식물의 규정은 자연사한 동물을 포함한 육류, 벌꿀, 무화과류의 과일, 술의 종류, 여과하지 않은 물 등을 섭취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살생에 의해서 얻어졌기 때문에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무수한 미생물이 살고있기 때문에라는 이유도 있다.

다른 음식 재료에 관해서도, 예를 들어, 잎사귀로 된 것, 습한 음식물, 발효식품, 부패한 음식 등도 똑같이 거기에는 무수한 미생물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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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수한 신체(아난타 가야)라는 범주에 속하는 식물도 규제의 대상입니다. 따라서 거기에는 양파 등의 구근식물이나 무 등의 뿌리채소, 감자나 고구마 토란 등의 땅속 줄기 식물 등이 포함된다. 이런 식물들의 공통된 특징도 역시 그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리라. 똑같은 관점에서, 많은 종을 가진 것(바푸 비쟈)도 금지되어 있다. 여기에는 석류(石榴)나 가지 그리고 토마토 등이 해당된다. 이와 관련하여, 감자류나 뿌리채소 등 뿌리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자이나교도 스스로도 이런 것이 힌두교의 채식주의와 다르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이나교도가 뿌리를 피하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예를 말할 수 있다. 그중에 하나가 수확할 때에 땅속에 사는 생물을 해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무심결에 살생하는 것을 해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서계에 따른 것이다 [堀田 2011 : 189, 渡辺 1993 : 94~95].

출가 수행자와 똑같이 해가 진 뒤에 하는 식사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것이 불살생의 실천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 이다. 또한 일정 기간을 지난 음식도 거기에는 미세한 생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까닭에, 먹어서는 안 되고, 따라서 가정에서 요리를 미리 만들어 저장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는다. 이와 연관하여, 필자가 체험한 바 있는 하나의 특별한 자이나교의 식사 만들기를 소개해 보겠다. 처음 보았을 때는 엄청나게 놀랐지만, 접시로 식사를 마친 뒤에, 거기에 한 잔의 물을 부어서 작은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물로 씻은 후, 그 물을 들이켜 마시는 것이었다. 코르트[Cort 2001 : 131~132]에 의하면, 얼핏 보기에 이 썰렁한 요리 만들기에도 이유가 있고, 음식물의 남은 찌꺼기가 식기에 묻어 있는 채로 설거지하는 곳에 방치되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는 갖가지 작은 생물이 거기에 모이고, 그것을 씻어 없애면 헛되게 작은 생물을 해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요컨대 이것도 또한 거기에서 생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철저하게 배제하기 위한 조치이다고 했다. 이처럼 재가신자의 생활에도 모든 면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거기에서 생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가, 즉 어떻게 해서든지 불살생주의를 철저히 하는가에 처음부터 끝까지 깊이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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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7

목요일

24시 무인카페에서 번역하다

 

2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의 목록

 

이처럼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과 행위는 재가 신자의 행동규범을 기록한 텍스트(Text)에 서, 반드시 먹지 말아야 할 것의 목록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같은 금지항목이 복수의 틀 안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이 리스트(목록)는 여러 가지 테두리 안에서 중층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금지 음식을 하나의 목록으로 다시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윌리암스 [Williams 1963 : 111]에 의하면, 목록의 존재는 11세기에 이미 알려져 있고, 그 무렵에는 22품목으로 열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의 시대에 품목의 바뀌기도 하고, 가짓수가 많아지거나 적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은 앞의 항에서 열거한 무화과류나 무수한 신체(아난타 카야)에 속한 음식물, 그리고 밤 동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물 등이지만, 그 중에는 눈이나 얼음, 독 등 도저히 음식물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눈이나 얼음은 보통 마시는 물처럼,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지만, 그것을 소비하면 눈과 얼음에 숨어있는 미세한 생명체를 불필요하게 해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독물(毒物)은 그것을 섭취하면 자신의 배속에 있는 무수한 미세한 생명체를 해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흙도 또한 그것이 실제로 먹을 수 있느냐 마느냐에 상관없이, 목록속에 포함되어 있다. 흙은 무수히 많은 미세한 생명체를 포함하며, 또한 개구리처럼 5개의 감각기관을 가진 고차원의 생물을 낳은 토대라고 생각한다. 또한 흙은 이것을 먹은 사람의 장기에 심각한 손해를 주어서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여긴다. 그 밖에도, 맛이 없고, 속에 든 것이 없는 빈 식물도 반드시 먹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얼마만큼 먹어도 빈 배를 채울 수 없고, 불필요하게 많은 생물체를 해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목록에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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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은 목록은 오늘날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사진13), 모든 항목을 다 알고 충실하게 지키는 사람은 적다고 한다.

 

사진13 구쟈라토의 문자로 리사치 오부 다이닝구테부루라고 제목을 붙인 서적의 표지. 자이나교도의 음식에 대한

마음가짐이 현대적 시점에서 설명하고 있다.